[작성자:] 김 류하

  • 그림 바꿀 때 벽 못 자국 보수하는 법: 전시장에서 하는 순서 그대로

    그림 바꿀 때 벽 못 자국 보수하는 법: 전시장에서 하는 순서 그대로

    전시가 끝나고 작품을 내리면 벽에 못 자국이 남습니다. 그대로 두고 새 그림을 걸면 작은 구멍과 얼룩이 눈에 띄고, 새 작품까지 어수선해 보입니다.

    그래서 미술관에서는 전시를 바꿀 때마다 벽 보수부터 합니다. 사진 속 모습처럼 저도 장갑을 끼고 직접 못 자리를 메우고 칠합니다. 전시를 한 번 바꿀 때마다 보수에만 반나절에서 하루가 걸릴 만큼 손이 많이 가는 일이지만, 이 과정을 거쳐야 새 작품이 깨끗한 벽 위에서 제대로 보입니다. 카페나 가게에서도 그림을 바꿀 때 같은 순서로 하면 벽을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1. 못을 뺄 때부터 조심하기

    못을 뽑을 때 벽이 함께 떨어져 나가면 구멍이 커집니다. 펜치로 못을 잡고 벽과 수직 방향으로 천천히 당기세요. 벽지나 석고보드가 들뜨면 칼로 들뜬 부분만 살짝 정리합니다.

    2. 메꿈제로 구멍 채우기

    작은 못 구멍은 철물점이나 인터넷에서 파는 벽 메꿈제(퍼티)로 채웁니다.

    1. 헤라나 손가락으로 메꿈제를 구멍에 눌러 넣습니다.
    2. 벽보다 살짝 도톰하게 채웁니다. 마르면서 조금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3. 제품에 적힌 시간만큼 충분히 말립니다.
    4. 고운 사포로 벽과 높이가 같아질 때까지 살살 갈아 냅니다.

    구멍이 깊으면 한 번에 두껍게 채우지 말고, 얇게 두세 번 나누어 채우는 편이 갈라짐이 적습니다.

    3. 같은 색으로 칠하기

    메꾼 자리는 주변과 색이 달라 보입니다. 같은 색 페인트로 작은 붓을 써서 메꾼 부분만 톡톡 칠하세요. 넓게 칠하면 오히려 얼룩이 생길 수 있어서, 필요한 곳만 조금씩 여러 번 칠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팁이 있습니다. 처음 벽을 칠할 때 쓴 페인트를 조금 남겨 두세요. 저희 갤러리도 처음 칠한 페인트를 따로 보관해 두고 보수할 때마다 그 페인트를 씁니다. 흰 벽도 제품마다 흰색이 조금씩 달라서, 비슷한 색을 새로 사면 보수한 자리만 도드라져 보이기 쉽습니다. 페인트가 남아 있지 않다면 제품 이름이나 색상 번호라도 적어 두세요.

    4. 칠이 마른 뒤 조명 아래에서 확인하기

    칠이 마르면 그림을 걸 조명을 켜고 벽을 비스듬히 바라보세요. 정면에서는 안 보이던 자국이 조명 아래에서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이면 한 번 더 칠합니다. 조명 맞추는 방법은 레일조명 배치법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5. 자주 바꾼다면 못 없이 거는 방법도

    그림을 자주 바꾸는 가게라면 매번 못을 박지 않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저희 갤러리에도 천장 가까이에 픽처레일을 달아 두고, 작품에 따라 못과 함께 사용하고 있습니다.

    방법장점주의할 점
    픽처레일 (천장 가까이 다는 레일에 줄로 거는 방식)벽에 구멍 없이 높이와 위치를 자유롭게 바꿈처음 레일 설치 비용이 듦
    무타공 고리 (벽에 붙이거나 꽂는 고리)설치가 간단함가벼운 액자만 가능, 벽 재질 확인 필요
    선반 위에 세워 두기벽을 전혀 건드리지 않음떨어지지 않게 턱이 있는 선반 필요

    어떤 방법이든 작품 무게를 먼저 확인하세요. 무거운 작품을 약한 고리에 걸면 벽도 작품도 다칠 수 있습니다. 액자 무게는 그림액자 고르는 법에서 유리 종류와 함께 다뤘습니다.

    6. 새 그림 걸기

    흰 장갑을 낀 두 사람이 수묵 풍경화를 벽에 거는 연출 이미지
    김류하 작품 설치 연출 이미지 / 김류하, 〈안개의 숨〉, 한지에 먹, 66×96cm, 2025

    벽이 정리되면 새 그림의 위치를 다시 잡습니다. 이전 못 자리에 그대로 맞추기보다, 새 그림의 크기에 맞는 높이를 새로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높이와 크기 기준은 카페 그림 거는 법을 참고해 주세요.

      김류하 작품 물의 숨이 담긴 숨 전시 안내 이미지
    《숨》 전시 안내 이미지
    김류하, 〈물의 숨〉, 한지에 먹, 66×96cm, 2026

    정리

    • 못은 벽과 수직으로 천천히 뽑기
    • 메꿈제는 도톰하게, 깊으면 여러 번 나눠서
    • 마르면 사포로 평평하게
    • 같은 색 페인트로 필요한 곳만 칠하기
    • 처음 쓴 페인트는 꼭 남겨 두기
    • 조명을 켜고 비스듬히 보며 마지막 확인
    • 자주 바꾼다면 픽처레일도 고려하기

    벽이 깨끗해야 새 그림이 제대로 보입니다. 그림을 바꾸는 날은 벽을 한 번 돌보는 날이기도 합니다.

  • 그림액자 고르는 법: 프레임 색·두께·유리까지 전시장에서 보는 기준

    그림액자 고르는 법: 프레임 색·두께·유리까지 전시장에서 보는 기준

    같은 그림도 어떤 액자에 넣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작품처럼 보입니다. 액자가 그림보다 눈에 띄면 그림이 묻히고, 너무 가벼우면 벽에서 힘이 없어 보입니다.

    미술관에서는 작품마다 액자와 표구 방식을 따로 정합니다. 같은 그림을 다른 액자에 넣었을 뿐인데 작품의 인상이 크게 달라지는 경험을 여러 번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살펴보는 기준을 가게나 집에 그림을 걸려는 분들이 바로 쓸 수 있게 정리했습니다.

    1. 프레임 색: 그림 속 색 하나를 고르기

    액자 색이 어려울 때는 그림 안에 있는 색 하나를 골라 맞추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그림 속 나무색이 있다면 원목, 먹색이 강하다면 검정이나 짙은 회색이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그림보다 걸 공간에 맞추는 방법도 있습니다. 원목 가구가 많은 카페라면 원목 액자가, 흰 벽의 미니멀한 공간이라면 흰색이나 얇은 검정 액자가 공간과 잘 어울립니다.

    프레임 색느낌어울리는 곳
    흰색가볍고 깨끗함흰 벽, 밝은 공간
    원목따뜻하고 편안함카페, 원목 가구가 있는 공간
    검정또렷하고 단정함모던한 공간, 사진·드로잉
    금색고전적이고 무게감 있음격식 있는 공간, 전통 작품

    2. 프레임 두께: 그림 크기와 균형 맞추기

    작은 그림에 두꺼운 프레임을 쓰면 액자가 그림을 누르는 느낌이 듭니다. 반대로 큰 그림은 얇은 프레임만으로도 깔끔하고 현대적으로 보입니다.

    정해진 두께 공식보다는 그림 앞에 프레임 샘플을 직접 대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액자 가게에서 모서리 샘플을 그림 가장자리에 대 보고, 조금 떨어져서 바라보면 어느 쪽이 그림을 살리는지 바로 보입니다.

    3. 여백(매트): 종이 작품이라면 한 번 더 생각하기

    그림과 프레임 사이에 두는 종이 여백을 ‘매트’라고 합니다. 여백이 있으면 작은 그림도 한층 넉넉하고 돋보여 보입니다.

    종이 작품에는 여백이 보존에도 도움이 됩니다. 그림이 유리에 직접 닿지 않도록 틈을 만들어 주기 때문입니다. 습기가 차거나 온도가 바뀔 때 그림이 유리에 달라붙는 문제를 줄일 수 있습니다.

    저는 채색화를 표구할 때 여백을 쓸지 말지 작품마다 다르게 정합니다. 화면을 꽉 채운 그림은 여백을 두면 숨이 트이고, 그림 안에 이미 여백이 넉넉한 작품은 매트 없이 그대로 두는 편이 더 자연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결국 정답은 작품을 직접 대 보며 찾게 됩니다.

    4. 유리: 일반 유리, 저반사 유리, 아크릴

    종류장점주의할 점
    일반 유리가격이 부담 없음조명과 창문이 비침
    저반사(전시용) 유리빛 반사가 적어 그림이 잘 보임가격이 높음
    아크릴가볍고 잘 깨지지 않음흠집이 나기 쉬움

    조명이 많은 카페나 창가 벽이라면 저반사 유리를 권합니다. 저도 일반 유리로 표구했다가 조명 반사 때문에 전시용 유리로 바꾼 경험이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카페 그림 크기와 높이 기준 글에 자세히 적었습니다.

    아이들이 많이 오가는 공간이나 아주 큰 액자는 무게와 안전을 생각해 아크릴을 고르기도 합니다. 자외선을 줄여 주는 유리나 아크릴 제품도 있으니, 빛에 민감한 작품이라면 표구할 때 함께 물어보세요.

    5. 캔버스 그림은 액자 없이도, 띄움 액자로도

    캔버스 작품은 유리 없이 그대로 거는 경우가 많습니다. 캔버스 옆면까지 깔끔하게 마감되어 있다면 액자 없이 걸어도 충분히 완성된 느낌이 납니다.

    좀 더 정돈된 느낌을 원한다면 띄움 액자를 쓸 수 있습니다. 캔버스와 프레임 사이에 좁은 틈을 두어 그림이 액자 안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방식입니다.

    저희 갤러리에서도 두 방식을 모두 씁니다. 가볍고 현대적인 느낌을 살리고 싶은 작품은 액자 없이 걸고, 조금 더 무게감과 격식을 주고 싶은 작품은 띄움 액자에 넣습니다.

    액자 없이 나란히 걸린 푸른 장미 수묵 채색 작품 세 점
    옆면까지 마감된 작품은 액자 없이도 완성됩니다
    박은영, 〈파란장미 1, 2, 3〉, 장지에 먹, 채색, 40.3×20cm(×3), 2019

    6. 주문 전 확인할 것

    • 작품의 가로·세로를 정확히 쟀는가
    • 걸 벽과 주변 가구, 조명을 사진으로 찍어 가져갔는가
    • 프레임 색과 두께를 작품에 직접 대 봤는가
    • 유리 종류를 공간의 조명과 창문을 생각해 골랐는가
    • 완성된 액자의 무게에 맞는 고리를 준비했는가

    액자는 그림을 감싸는 옷이면서 벽과 그림을 이어 주는 다리입니다. 그림만 보고 고르기보다, 그 그림이 걸릴 자리를 함께 생각하면 실패가 줄어듭니다. 그림을 비추는 조명은 레일조명 배치법 글도 함께 참고해 보세요.

  • 레일조명 배치법: 갤러리에서 그림 조명을 맞추는 순서

    레일조명 배치법: 갤러리에서 그림 조명을 맞추는 순서

    레일조명은 카페나 작은 매장에서 가장 많이 쓰는 조명 중 하나입니다. 레일만 달아 두면 조명의 위치와 방향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설치하고 나면 그림에 그림자가 지거나, 벽 한쪽만 밝거나, 액자에 빛이 번쩍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갤러리에서는 전시가 바뀔 때마다 작품에 맞춰 조명을 다시 맞춥니다. 조명이 그림 위쪽만 비춰 아래가 어둡기도 하고, 빛을 수직으로 내리면 캔버스 윗면의 그림자가 그림 위에 생기기도 합니다. 나란히 건 두 작품 중 한쪽만 밝거나, 빛이 그림 밖 벽까지 넓게 퍼지는 일도 흔합니다. 그때마다 조명의 각도와 위치를 조금씩 바꿔 가며 맞춥니다. 정해진 공식 하나로 끝나는 일이 아니라, 비춰 보고 고치는 과정을 여러 번 거쳐야 합니다. 그 순서를 작은 매장에서도 따라 할 수 있게 정리했습니다.

    박은영, 〈화광(和光)〉, 장지에 먹, 혼합재료, 120×50cm, 2025
    박은영, 〈화광(和光)〉, 장지에 청먹, 은박, 120×50cm, 2025

    작품마다 조명 각도를 직접 맞춥니다.

    1. 레일 위치: 30도에서 출발하기

    레일을 벽에서 얼마나 띄울지가 가장 먼저 정할 일입니다. 전시 조명에서는 벽을 수직에서 약 30도 각도로 비추는 것을 출발점으로 많이 씁니다. 너무 수직이면 액자나 캔버스 윗부분의 그림자가 그림을 가리고, 너무 비스듬하면 빛이 손님 쪽에서 들어와 반사가 생기기 쉽습니다.

    그림 중심을 바닥에서 150cm로 걸고 30도로 비춘다고 가정하면, 레일은 대략 이 정도 떨어집니다.

    천장 높이벽과 레일 사이 거리 (참고값)
    2.4m약 50cm
    2.7m약 70cm
    3.0m약 90cm

    이 표는 출발점일 뿐 정답표는 아닙니다. 그림을 거는 높이, 액자 두께, 유리 유무, 손님이 서는 위치에 따라 알맞은 거리는 달라집니다. 레일을 달기 전에 스탠드 조명이나 손전등으로 그 위치에서 그림을 비춰 보면 실패를 줄일 수 있습니다.

    2. 각도 조정: 손님 자리에서 다시 확인하기

    액자 유리에 조명이 비치거나 작품 한쪽에 그림자가 생기면, 조명 방향을 조금씩 바꾸며 입구와 좌석에서 다시 확인합니다. 작품 앞에서만 보면 괜찮아 보여도 손님이 앉는 자리에서는 반사가 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 번에 각도를 정하기보다, 실제로 그림을 보는 자리에서 밝기와 반사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조명 개수: 하나로 먼저 비춰 보기

    작은 그림은 조명 하나로 먼저 비춰 보세요. 빛이 그림 전체에 고르게 닿으면 충분하고, 한쪽이 어둡거나 가운데만 밝으면 조명을 하나 더하거나 각도를 바꿉니다. 여러 작품을 나란히 걸었다면 작품마다 밝기가 비슷한지도 함께 확인하세요. 한 작품만 유난히 밝으면 시선이 그쪽으로만 쏠립니다.

    그림을 비추지 않는 조명까지 모두 켜 두면 벽 전체가 밝아져 오히려 그림이 눈에 덜 띕니다. 그림이 있는 곳은 밝게, 사이 벽은 조금 어둡게 두면 시선이 자연스럽게 그림으로 모입니다.

    4. 빔 각도: 빛이 퍼지는 넓이 맞추기

    조명 기구를 살 때 보는 ‘빔각’은 빛이 퍼지는 넓이입니다. 일반적으로 좁은 빔은 작은 그림 한 점을 강조할 때, 넓은 빔은 큰 그림이나 여러 점을 함께 비출 때 씁니다.

    같은 빔각이라도 조명과 그림 사이 거리에 따라 빛이 닿는 크기가 달라집니다. 빛이 그림 밖 벽까지 넓게 퍼지거나, 큰 그림의 가장자리가 어둡다면 빔각이나 조명 위치가 맞지 않는 것입니다.

    5. 빛의 색: 실제 작품에 비춰서 고르기

    조명에는 3000K, 4000K처럼 빛의 색을 나타내는 숫자가 적혀 있습니다. 숫자가 낮을수록 따뜻한 노란빛, 높을수록 하얀빛입니다.

    따뜻한 빛은 공간을 아늑하게 만들지만 작품의 색도 따뜻하게 보이게 합니다. 하얀빛 역시 작품과 공간에 따라 차갑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저희 갤러리는 따뜻한 빛과 하얀빛을 함께 쓰고 있는데, 같은 작품도 어떤 빛 아래에 두느냐에 따라 인상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채색화를 걸 때는 색온도 숫자만으로 결정하기보다, 후보 조명을 실제 작품에 비춰 색의 차이와 공간의 분위기를 함께 비교하는 편이 좋습니다. 제품을 고를 때 연색성(CRI)이 높은 제품을 고르는 것도 참고할 만합니다.

    6. 그림 보호: 빛의 세기와 시간 줄이기

    LED 조명은 열과 자외선이 적은 편이지만, 빛 자체도 오래 닿으면 작품에 영향을 줍니다. 특히 종이 작품과 채색화는 빛에 민감해 색이 바랠 수 있습니다. 해외 보존기관들도 직사광선과 강한 빛을 피하라고 안내합니다.

    그림을 오래 지키려면 두 가지를 기억하세요.

    • 필요 이상으로 밝게 비추지 않기
    • 영업시간이 끝나면 그림 조명 끄기

    액자 유리에 빛이 반사되는 문제는 카페 그림 크기와 높이 기준 글에서 다뤘습니다.

    박은영, 〈화광(和光)〉, 장지에 먹, 혼합재료, 120×50cm, 2025
    박은영, 〈화광(和光)〉, 장지에 청먹, 은박, 120×50cm, 2025

    나란히 건 작품은 밝기를 비슷하게 맞춥니다.

    설치 순서 정리

    1. 그림 걸 위치와 높이를 먼저 정한다
    2. 30도를 출발점으로 레일 위치를 잡고, 달기 전에 임시 조명으로 비춰 본다
    3. 입구와 좌석에서 반사와 그림자를 확인하며 각도를 조정한다
    4. 조명 하나로 비춰 보고 고르지 않으면 개수와 위치를 조정한다
    5. 그림 크기에 맞는 빔각을 고른다
    6. 빛의 색은 실제 그림에 비춰 보고 정한다
    7. 밝기와 켜는 시간을 줄여 작품을 보호한다

    레일은 한 번 달면 옮기기 어렵지만, 조명 기구는 언제든 방향을 바꿀 수 있습니다. 레일만 제자리에 달아 두면 그림이 바뀔 때마다 빛을 새로 맞출 수 있습니다.

    참고 자료

  • 작은 카페 벽, 그림 한 점으로 분위기 바꾸는 법: 크기와 높이 기준

    작은 카페 벽, 그림 한 점으로 분위기 바꾸는 법: 크기와 높이 기준

    인테리어를 새로 하지 않아도 매장 분위기를 바꾸는 쉬운 방법이 있습니다. 벽에 그림 한 점을 제대로 거는 것입니다. 그런데 막상 걸어 보면 너무 높거나, 너무 작거나, 어딘가 어색한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2010년부터 미술관과 갤러리를 운영하며 작품을 직접 걸어 왔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실수가 많았습니다. 그림을 너무 높이 걸었다가 관람객들이 고개를 들고 보는 모습을 보고 전부 다시 내려 건 적도 있고, 조명이 액자 유리에 반사되어 그림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던 적도 있습니다. 이런 시행착오를 거쳐 정리한 기준을 작은 가게 사장님들이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소개합니다.

    1.작품보다 먼저 ‘보는 자리’를 정하세요

    전시를 준비할 때 저는 작품보다 관람객이 어디에서 그 벽을 보게 될지를 먼저 확인합니다. 카페도 같습니다. 입구에서 잠깐 보는 벽이라면 멀리서도 형태가 읽히는 작품이, 테이블 바로 옆이라면 가까이 앉아 천천히 볼 수 있는 작품이 어울립니다.

    후보 벽을 정했다면 입구, 주요 좌석, 주문대에서 각각 사진을 찍어 보세요. 작품 자리가 가구나 안내문에 가려지지 않는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2. 높이: 그림 중심을 눈높이에 맞추기

    미술관에서는 보통 그림의 중심이 바닥에서 약 145~150cm에 오도록 겁니다. 서 있는 성인의 평균 눈높이에 맞춘 기준입니다.

    가장 흔한 실수가 그림을 너무 높이 거는 것입니다. 벽 위쪽의 빈 공간을 채우려다 보면 그림이 자꾸 올라가는데, 그러면 손님의 시선에서 멀어져 그림의 존재감이 약해집니다. 제가 처음 전시를 준비할 때 했던 실수도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카페라면 한 가지를 더 생각해야 합니다. 손님이 주로 앉아서 그림을 본다면 기준보다 10cm 정도 낮춰, 그림 중심이 135~140cm에 오게 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조명 아래 벽에 걸린 채색 추상 캔버스 작품
    박은영, 〈얼레지꽃〉, 장지에 먹, 채색, 56.3×52.3cm, 2026

    3. 크기: 가구 폭의 3분의 2

    그림 아래에 소파, 테이블, 선반이 있다면 그림 폭을 가구 폭의 약 3분의 2로 맞추면 안정감이 생깁니다. 그림 아래 끝과 가구 사이는 15~25cm 정도 띄웁니다. 너무 멀면 그림과 가구가 따로 노는 느낌이 듭니다.

    그림이 너무 작으면 벽이 휑해 보이고, 너무 크면 공간이 답답해 보입니다. 두 크기 사이에서 고민된다면 조금 큰 쪽이 대체로 낫습니다.

    걸기 전 확인하는 방법: 그림과 같은 크기로 종이를 잘라 마스킹테이프로 벽에 붙여 보세요. 하루 정도 두고 손님 자리에 앉아 바라보면 크기와 높이가 맞는지 바로 알 수 있습니다.

    4. 여러 점을 걸 때는 한 덩어리로

    작은 그림 여러 점을 걸 때는 전체를 하나의 큰 그림처럼 보고, 그 덩어리의 중심을 눈높이에 맞춥니다. 그림 사이의 간격은 5~10cm 안에서 일정하게 유지하면 정돈되어 보입니다.

    5. 조명과 유리: 그림이 제대로 보이게

    갤러리 레일 조명 아래 나란히 걸린 해바라기 그림 두 점
    박은영, 〈화광(和光)〉, 장지에 먹, 혼합재료, 120×50cm, 2025
    박은영, 〈화광(和光)〉, 장지에 청먹, 은박, 120×50cm, 2025
    레일 조명으로 그림마다 빛을 따로 맞춰 줍니다.

    좋은 그림도 어두운 벽에서는 보이지 않습니다. 레일 조명이나 스포트라이트를 그림 쪽으로 비스듬히 비추면 그림을 돋보이게 할 수 있습니다.

    이때 액자 유리의 빛 반사를 꼭 확인해야 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일반 유리로 표구했다가, 조명이 유리에 비쳐 관람객이 그림 대신 빛을 보게 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 뒤로는 반사를 줄여 주는 전시용 유리로 표구하고 있습니다. 가격은 일반 유리보다 높지만, 조명이 많은 카페나 창가 쪽 벽이라면 차이가 확실히 납니다. 표구할 때 “반사 적은 유리로 해 주세요”라고 요청하면 됩니다.

    또 직사광선이 오래 드는 벽은 피하세요. 특히 종이 작품이나 채색화는 햇빛에 오래 노출되면 색이 바랠 수 있습니다.

    설치할 때는 못 하나에 거는 대신 작품 무게에 맞는 그림 고리를 쓰는 것이 안전합니다. 큰 작품은 고리 두 개로 걸면 수평을 맞추기도 쉽고 흔들림도 줄어듭니다.

    6. 우리 가게에 어울리는 그림 고르기

    그림을 고를 때는 가게의 컨셉과 색감을 먼저 생각하세요. 벽지나 가구에 쓰인 색 하나가 그림 속에도 들어 있으면 공간이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따뜻한 원목 인테리어라면 부드러운 색감의 그림이, 화이트 톤의 미니멀한 공간이라면 색이 선명한 그림 한 점이 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마무리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그림 중심은 바닥에서 145~150cm, 앉은 손님 위주라면 10cm 정도 낮게
    • 가구 위라면 가구 폭의 3분의 2, 가구와 15~25cm 간격
    • 걸기 전 종이로 먼저 테스트
    • 조명이 많은 곳은 반사 적은 전시용 유리로 표구
    • 직사광선 드는 벽은 피하기

    그림 한 점은 손님이 사진을 찍고 싶어지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매장 인테리어 전에 정해야 할 컨셉, 동선, 조명 세 가지를 다루겠습니다.

    참고 자료

광고 차단 알림

광고 클릭 제한을 초과하여 광고가 차단되었습니다.

단시간에 반복적인 광고 클릭은 시스템에 의해 감지되며, IP가 수집되어 사이트 관리자가 확인 가능합니다.